3월 26일 토요일 아침,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정의평화위원회는 사순피정을 준비했습니다. 피정은 인천교구 노동자센터 3층 강당에서, 노동사목부 박은영 수녀님께서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묵상에 들어가기전, 간단한 몸풀기를 하고 침묵기도로 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생활하다가 잠시나마 자신안의 고요와 주변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수녀님께서 들려주신 성서말씀에 귀기울이며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에 더 깊이 다가가 보았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오 11, 28~30 -
피정 중 참가자들은 단원고 학생들의 평전을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단원고 기억의 교실을 방문했을때 학생 한명에게 작은 메모를 남기고자 각자 자신이 선택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별이된 고인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후 안산으로 출발하여 416 민주시민교육원에 도착, 416 기억의 교실이 있는 별관으로 향했습니다. 별관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이신 어머님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고, 단원고 2학년 4반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 전인숙님께서 안내해 주셨습니다.
학생들이 사용했던 책상과 의자 사물함등이 그대로 복원되어 있는 교실 중 2학년 2반을 찾았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당일이 생일인 온유학생은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심리상담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었다고 해요. 경빈 어머니 설명후 각자 각 반을 둘러 보았고 오전에 준비한 대로 평전에서 만난 학생을 찾아 책상위에 놓인 노트에 편지를 남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억의 교실 순례를 마치고 단원고등학교로 향했습니다. 단원고 교정 오른쪽 언덕에 '노란 고래의 꿈' 추모조형물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단원고 희생자들을 등에 태우고 수면위로 올라가는 것을 형상화한 모습이었습니다. 학교 교정이 내려다보는 자리에서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416 기억 전시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기억 전시관에는 416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전시관 천장에는 희생자들의 기념물 보관함이 걸려 있었습니다. 전시관 작품 관람후 참여자들을 전시관에서 양성일신부(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님의 주례로 파견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미사 강론시간에 참여자들의 하루 소감을 나눈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두려워서 단원고 교실을 찾기 힘들고 어려웠지만 이렇게 와서 직면하니 조금 두려움이 내려갔다. 이제 조금씩 더 용기를 내야 겠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잊지 않겠다. 안산 단원고 간다고 하니 왜 그런곳에 가느냐는 질책받았다. 그런 분들께 더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여전히 미안하고 힘들지만 점차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유가족 분들이 온전히 희생자들을 추도할 수 있도록 진실을 밝히도록 관심갖고 노력하겠다. "
전국민이 트라우마를 겪은 사건인 만큼 저희 참여자들 각자에게도 세월호의 상처가 오롯이 남아 있었지만 이제 마주하고 조금씩 더 접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순 피정과 416 안산순례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세월호 8주기 추모 행동은 추모미사(4/6) 팽목항과 세월호 선체방문(6/20-21 예정)등으로 이어집니다. 관심있는분들의 참여 기다립니다.(765-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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