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6일 17기 사회교리학교 상반기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올해 사회교리학교는 조금 일찍 시작되었는데요,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라는 중요한 시기가 있어 신자들께 민주주의와 정치를 나누기 위해 2월 마지막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여는 인사말은 정의평화위원회 새로 임명되신 김지훈 신부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정의평화위원회 교육과 실천을 앞에서 이끌어주 주실 위원장님께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1강과 2강은 서울대교구 박동호 신부님의 열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박동호 신부님은 '사회교리와 민주주의', '사회교리와 정의' 두가지 주제를 사회교리 문헌과 성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등으로 자세히 해설해 주셨습니다. 신부님의 명강의를 다 전달해 드릴 수 없어 아쉽지만 인상깊었던 강의 내용 정리해서 전해드립니다.(다음에 박신부님의 강의가 개설되면 놓치지 말고 신청하세요. 무조건이요^^)
누군가 우리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투표, 다수결, 독재자가 없는것 등등 이렇게 대답이 나올 수 있을것 같습니다. 민주주의가 '주의'라는 말이 있어서 사상이나 이념을 말하는 것 같지만, 제도를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민주라는 말을 150년 전 신분제 사회를 살던 조상들은 들어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왕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신분이 결정되어 있던 봉건제에서 시민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회와 국가를 운영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제입니다.
여기서 평등에 대해 박동호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시민은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주권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평등'이라는 것은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을 시민들이 결정할 수 있는 참정권을 의미한다. 만약, 다른나라와 전쟁을 하게 된다면 누가 결정하는 것인가? 과거에는 왕이 결정하면 바로 전쟁이 시작되었겠지만, 지금은 국회에서 의결을 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모두 평등한가? 사실 참정권은 만18세 이상으로 제한되어 있다."
신부님은 권력이 시민에게 있는 민주제에서 이 권력을 행사하는데에서 국민의 삶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고(민생)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절하여 질서를 세우는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를 생활로서의 정치라고 설명하시며, 그 사회가 가장 약한 사람을 돌보고 있는가가 사회교리의 주된 관심이라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생활로서의 정치를 국민들이 실현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사실 생활로서의 정치 보다는 직업으로서의 정치가 우리들에게는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 국민의 삶, 민생이 목적이기 보다는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 '당선되면 ~을 해주겠다'는 거래를 하는 포퓰리즘 정치에서 힘없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은 내팽겨쳐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선거국면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누가 어떤 노력하는지 찾아 보는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성숙한 시민은 서로 서로 돌볼 책임이 있다. 국민의 삶을 챙기는 민생을 이야기 할때 반드시 사회적 약자를 돌아 보는 책임을 성숙하게 실현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신부님의 설명으로 이렇게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는데요, 다음으로 다수결에 대해 설명해 주신것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다수결이라는 말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언뜻보면 다수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정하자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하다 못해 모임과 회합이 끝나고 식사 메뉴를 정하다가 다수결로 하지 하며 마무리 짓기도 합니다. 박동호 신부님께서는
"다수결은 야만이다. 다수결로 결정지으면 반드시 소수자는 찌그러지게 된다. 그것은 획일을 가져올 수 있다. 다수결은 소수를 포함하는 다양성을 실행하는 데는 약한 것이다. 데모 크라시는 많은 이가 권력, 힘을 갖는 것이지만 언제나 소수는 생길 수밖에 없다. 다수가 소수를 배려하거나 지켜주면서 다수의 길을 가야하는 것이 필요하다. 뒤쳐지거나 합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외롭고 힘든 길은 갈 수 밖에 없다."
예수님께서 아흔 아홉마리의 양을 들에 두고 한마리 양을 찾아 돌보신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깟 한마리를 찾느니 아흔아홉마리를 돌보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그 한마리 외롭고 뒤쳐진 양을 찾아 가는 모습이 바로 우리 신앙인들이 선택하고 본받아야 하는 모습이 아닌가하는 박신부님의 말씀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효율과 상식을 전복하셨던 예수님의 삶을 깊이깊이 고민하는 사회교리 학습의 시간이었습니다.
"민주제는 다수가, 다수가 아닌 집단을 케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때 성숙한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
강의에 참여하신 분들의 소감도 함께 전달합니다. 강의 소감을 시로 적어주신 분도 계셨답니다.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의견을 나눌때 다수결을 당연스럽게 여겨 소수의 의견을 배려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덕분에 생각의 시야가 넓어진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마리의 양과 어떻게(how) 하면 함께 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노력해야겠습니다. "
"한마리의 길 잃은 양까지 함께해야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라는 말씀...나 자신은 얼마나 어두운 곳을 돌아보고 있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었습니다.열강해 주신 박동호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사회질서를 바로잡지 않을때 우리의 미래 세대가 사회적 약자로 남을 수 있다는 말씀에서 ~
저는 자영업을 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여 영업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만 애써왔음을 돌아보며 영업이익을 이웃의 약자들과 노인들 병자들과 나누어 써야함을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자력갱생에 대해서는 사회교리를 통해서 더 배우고 익숙 해 졌으면 합니다 ^^"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제도 등의 판단 기준은 가장 약한 이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될 것이다. 하느님이 보시는 기준도 그러할 것이다... 라는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온것이 아니겠죠~ 나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자신의 몸에 불사른 전태일열사 ~많은 민주열사들이 자신의 행복.미래.때로는 목숨까지 독재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사람들이 있기에 그 분들 덕분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오셔서 열강을 해주신 박동호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분노가 없으면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1주차 강의를 못들은게 아쉬울만큼 박신부님의 강의가 쉽고 재밌었어요! 4월 총선때 어떤 후보에게 표를 찍을것인지 홍보물을 잘 살펴봐야겠어요! 친구들의 모임에서 다수결로 결정할때가 많은데 소수의 의견을 배려하지 못했던것 같애요!"
한마리 양
한 마리 양을 잊었다/아니 잃었다/생의 기록은/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목동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어리석다 했다
길을 벗어난 한 마리 양/불순하고 불온하고 불량하다 했고/이단아라는 이름을 가졌다/암북적 약속인 듯/그렇게 인식되는 건 쉬웠는데/사실 송사리에 불과했다/왜 무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왜 무리에 속하지 못했는지/궁금해 하지 않았다
우리는 무리에 들기 위해/드넓고 푸른 초원을 잊었다/아니 잃었다/그저 앞서 가는 양의 살진 엉덩이를 쫓아/배부른 돼지가 되어 갔다/지금의 목동안 한 마리 어린 양을 찾지 않는다/아니 꼭꼭 숨어서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가늘고 약한 울음소리가 세상에/들리지 않길 바란다/그건 아주 성가신 일이라고 생각해서/자기 것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흔 아홉 마리 양들을/거친 볼모지로 이끄는 목동도 있는데/그럴수록 아흔 아홉 마리는/주변을 둘러 볼 여력이 없어지고/우리 안에서 저희들끼리끼리 움켜쥐고/서로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선 목동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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